마블 코믹스 70년사 1939년

Posted at 2009/06/20 06:57 // in 마블 슈퍼히어로/그래픽노블 정보 // by 부머

 


[정글의 왕 카-자르]

 

1938년 액션코믹스를 통한 슈퍼맨의 탄생 이후에 많은 코믹북 제작자들은 슈퍼맨처럼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슈퍼영웅을 창조해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에 펄프 매거진 발행인인 '마틴 굿맨(Martin Goodman)'이란 인물이 있다. 굿맨은 1936년에 '카-자르(Ka-Zar)'라는 이름의 영웅을 내놓았는데, 그에게 있어서 최초의 연속극 주인공이랄 수 있었다. 카자르는 백인 출신으로 아프리카 정글의 제왕이 된 인물로써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의 타잔(Tarzan)과 비슷한 인물이다. 1936년 10월에 나온 이 펄프매거진의 이름도 'Ka-Zar #1'이었다. 굿맨이 내놓은 펄프 매거진은 'All Star Adventure Fiction Complete Western Book'이라는 긴 이름부터 시작해서 'Mystery Tales' 'Real Sports' 'Star Detective' 등이 있었고, 그 중에 공상과학 잡지인 '마블 사이언스 스토리즈(Marvel Science Stories)'가 있었는데, 이 매거진이 훗날 '마블 테일즈(Marvel Tales)'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그림 1939년 마블 사이언스 스토리즈 4-5월호]

 

그러다가 1939년이 되어서 'Funnies. Inc'의 세일즈 매니저의 설득으로 코믹스를 발행하게 되는데, 그 때 만든 최초의 코믹북이 바로 1939년 10월에 나온 '마블 코믹스 1호(Marvel Comics #1)'이었다.  이 책 속에는 '휴먼 토치', '서브 마리너' 등이 등장했고, 자그마치 8만 카피가 팔려나갔다. 다음달인 11월에 굿맨인 이 책을 다시 찍어냈는데, 이번에는 자그마치 80만 카피가 팔려나가는 기적이 일어난다. 굿맨은 곳바로 코믹북 발간을 위한 직원들을 고용하게 되는데, 이 때 조 사이먼(Joe Simon)이 편집자로 들어오게 된다. 또한 자신의 '타이믈리 퍼블리케이션(Timely Publication)'이라는 새 이름으로 코믹북 부서를 운영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훗날 '마블 코믹스'의 전신이 된다.

 

[1939년 10월 마블 코믹스 1호]

 

[마블 70주년으로 만들어진 마블 코믹스 1호 기념 커버들]

 

1939년 10월에 나온 마블 코믹스 1호의 주연을 맡은 인물은 '휴먼 토치'와 '서브 마리너'였다. 당시 슈퍼히어로의 붐을 몰고온 슈퍼맨을 비롯해 슈퍼맨을 모방한 온갖 슈퍼히어로들이 넘쳐나는 가운데서도 휴먼토치와 서브마리너는 슈퍼맨의 카피가 아닌 독창적인 독자 캐릭터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었다. 이 두사람은 각각 '불'과 '물'을 표상하는 영웅으로 휴먼토치는 그 이름 그대로 온 몸이 화염에 휩싸인 인간 불꽃이었고, 서브마리너는 물을 지배하는 바다의 왕자였다. 사실상 휴먼토치는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였다. 즉 인간의 형체를 가진 로봇이었다. 또한 서브마리너도 완전한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과 닮긴 했으나 그는 오히려 인간의 적으로 등장했다. 외계인이긴 했지만 인간과 같은 외모를 갖고 인간사회 속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난 슈퍼맨과 달리 이 둘은 이미 태어난 그 순간부터 평범한 사회의 아웃사이더였으며, 이후 오랜 세월동안 끊임없이 창조되며 사회의 언저리를 떠돌 수많은 아웃사이더 슈퍼히어로들의 시초가 되었다.

 

마블 코믹스 1호에 등장한 또 다른 주인공 가운데는 '마스크드 레이더(Masked Raider)'라는 마블 최초의 서부영웅이 있어쏙, 또한 앞서도 언급한 마틴 굿맨의 펄프 매거진에 등장했던 카-자르가 코믹스 버전으로 등장하게 된다.

 

서브마리너 네이머(Namor the sub-mariner)의 네이머라는 이름은 'Roman'을 거꾸로 써서 만든 이름이다. 남극에 있는 해저 제국의 통치자로 서브마리너는 물속에서 숨을 쉴수있는 그의 종족 이름이다. 이들이 아틀란티스인으로 불린 것은 좀더 훗날이다. 본래 서브마리너들은 푸른 피부를 가지고 있으나 네이머는 다른 서브마리너들과 달리 몸의 절반에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가 남극 탐험가인 '캡틴 레오나드 맥킨지(Captain Leonard Mckenzie)'로 서브마리너의 왕인 '타코르(Thakorr)의 딸 '펜(Fen)'공주를 만나 사랑에 빠져 낳은 아들이기 때문이다. 네이머는 인간인 아버지의 피부색을 이어받았지만, 어머니로부터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능력과 초인적인 힘을 물려받는다. 사실상 네이머는 물 속에서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목에 달린 작은 날개를 이용하여 하늘을 날 수도 있다. 네이머에게 인간은 그의 해저 왕국을 위협하는 적들이었다.

 

[2000년대 이후 얼티밋 시리즈의 네이머와 판타스틱포의 수 스톰]

 

안드로이드이긴 했지만 휴먼토치는 훗날 판타스틱포의 휴먼토치인 쟈니 스톰의 원형이기도 하다.

 

[영화 판타스틱포의 휴먼토치]

 

또한 '엔젤'도 등장한다. 엑스맨의 '워렌 워딩턴 3세'가 아니라 '토마스 할로웨이(Thomas Halloway)'라는 이름의 인물이었는데, 몸에서 날개가 돋아나거나 하늘을 나는 초능력자는 아니었다. 엔젤은 DC의 배트맨처럼 초능력이 없는 슈퍼영웅 탐정이었다. 여기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를 발견할 수 있는데, 엔젤의 창조에 영감을 준 다른 인물이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인 폴 구스타프슨(Paul Gustavson)은 레슬리 차트리스(Leslie Charteris)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세인트(Saint)' '사이먼 템플러(Simon Templar)'를 보고 영감을 얻어 엔젤을 만들었다. 세인트라는 이름은 사이먼 템플러의 이니셜 ST에서 만들어진 별칭이고, 사이먼은 S.T 이니셜을 가진 여러 다른 이름으로 전 세계를 누리며 도둑질을 한다.

 

 

[1939년 버전의 '엔젤'과 탐정 배트맨]

 

세인트는 1938년부터 1943년까지 4년동안 자그마치 8편의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누린 작품이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1960년대에는 61년부터 69년까지 총 118회에 이르는 드라마가 만들어지는데, 당시 영국에서 최장수 드라마로 기록되었다. 이 때 세인트를 연기한 배우가 바로 훗날 가장 많은 작품에서 제임스 본드 역할을 했던 '로저 무어(Roger Moore)'다. 007의 원작자인 '이안 플레밍'은 드라마 세인트에서 로저 무어가 연기한 사이먼 템플러를 보면서 007에 가장 적합한 배우는 바로 로저 무어라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TV 시리즈 '세인트'와 '로저 무어'] 

 

그리고 1997년 '발킬머'와 '엘리자베스 슈'가 주연한 영화 세인트가 개봉한다. 발 킬머는 1995년 배트맨 포에버에서 배트맨 역을 맡았었다. 그러니까 1939년 배트맨과 세인트라는 두 인물이 엔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면 1990년대 중반엔 발킬머라는 배우를 통하여 배트맨과 세인트가 만남을 갖게 된 셈이라 볼 수 있다.

 

[발킬머의 '배트맨 포에버'와 '세인트']

 

엔젤은 초기에는 능력이 없었으나 훗날 '머큐리의 신비의 망토'라는 아이템을 얻은 후 하늘을 날 수 있게 되는데, 잭 커비와 스탠 리가 엑스맨의 원년멤버로서 '엔젤'이라는 이름을 다시 살려놓는 것은 이로부터 20년이나 지난 후의 일이다.

 




 

[영화와 코믹스 버전 엑스맨의 '엔젤']

마블 코믹스 70년의 역사 (2)

 

1939년 타이믈리가 마블 코믹스 1호를 내놓았을 당시 미국의 상황은 고통스런 일들의 연속이었다. 대공황에 더해서 2차대전까지 발발한 상황 속에서 미국의 대중문화는 코믹스를 타고 찾아온 새로운 영웅들에 열광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광기로 가득찬 이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슈퍼영웅들 말이다. 1939년부터 1941년까지 3년의 기간동안 마블에선 최고의 슈퍼영웅 세명을 배출해냈다. 그 중 둘인 휴먼토치와 서브마리너는 앞 포스트에서 소개를 했다. 그 마지막 인물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조 사이먼과 잭 커비의 '캡틴 아메리카 코믹스'는 출판할 때마다 이슈당 1백만권씩 팔려나갔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대중의 취향은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타이믈리는 재빨리 대중의 취향을 따라갔고,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 10대 코미디, 범죄물, 서부물, 애정물 등에 집중했다. 불과 10년 사이 슈퍼영웅의 이야기는 자취를 감출 지경에 이르렀고, 코믹북 산업 또한 극심한 침체에 시달렸다. 그 때에 10대 사무보조원이었던 스탠리 리버가 마블의 편집장 자리에 오른다. 그가 바로 스탠 리, 훗날 슈퍼영웅 코믹스에 새 활기를 불어넣은 인물이다.

 

타이믈리의 마틴 굿맨은 처음에는 Funnies,Inc. 에 대다수 만화를 의존하고 있었지만, 점점 직접 컨텐츠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는데, 1940년 말에 이르러서 타이믈리는 마블은 물론 전체 만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세 인물을 영입하게 된다. 1939년 가을, 조 사이먼이 퍼니즈에서 옮겨와 타이믈리의 편집장이 된다. 1940년 사이먼에게는 잭 커비라는 동료가 생기게 된다. 두 사람은 모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함께 일했는데, 사이먼과 커비는 코믹북이라는 매체에서 새롭고 역동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리고 1940년대 말에 사이먼과 커비에게 조수가 생기는데, 그 조수는 굿맨의 처조카인 10대 소년이었다. 이 소년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블 작가이자 편집장이 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조 사이몬, 잭 커비, 스탠 리]

 

1940년 1월 Marvel Mystery Comics #3

 


[마블 미스터리 코믹스 2호 : 엔젤이 커버 모델이다.]

 

[마블 미스터리 코믹스 3호]

 

- 원래는 마블 코믹스인데, 2호부터 중간에 '미스테리'라는 이름을 집어넣어 마블 미스테리 코믹스로 바뀌어버린다. 커버를 그린 사람은 Alex Schomburg. 1905년 푸에트리코 태생으로. 1940년대 타이믈리의 주요 커버들을 그렸다. 훗날 스탠리는 그를 'Saturday Evening Post'의 'Norman Rockwell'에 비유했다.(노먼 락웰 :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서 자그마치 40년동안 사람들의 일상을 그려낸 전설의 일러스트레이터)

 

[노먼 락웰이 그린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커버]

 

- 이 3호에서 서브마리너가 뉴욕을 습격할 때에 여경인 '베티 딘(Betty Dean)'이 첫등장한다. 베티는 일부러 물에 빠져 죽은척하고, 네이머가 그녀를 관찰할 때에 그에게 총을 겨누고 그를 체포하려 한다. 하지만 훗날 베티는 네이머의 친구이자 동료가 된다

 

"좋아 사이코 아저씨! 맞고 따라올래 그냥 따라올래?"

 

 

[현재의 베티]

 

1940년 2월 Marvel Mystery Comics #4

-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것은 1941년이 지나서였다. 하지만 타이믈리는 이미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시작한다. 네이머는 나치야 말로 그의 적이라고 베티에게 설득당하고, 독일군 U-보트와 전투를 벌인다.

 

[마블 미스테리 코믹스 4호]

 

 

1940년 6월. 마블 유니버스의 개막! Marvel Mystery Comics #8

- 이전까지는 저마다 독자적인 세계에 존재하는 줄 알았던 영웅들은 마블 미스테리 코믹스 8호에 와서 그들이 서로 같은 세계에 있음을 알게 된다. 네이머와 휴먼토치의 크로스오버는 마블 유니버스의 개념의 출발점이 되었다. 미국을 상대로 홀로 전쟁을 벌이던 서브마리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를 날려버리고, 뉴욕 브롱스 동물원과 조지 워싱턴 다리를 파괴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 네이머는 휴먼토치와 부딪히고 최초로 영웅들간의 대 전투가 이어진다.

 

[마블 미스테리 코믹스 8호 9호. 휴먼토치 vs 네이머]

 

1940년 8월 Mystic Comics #4

 

 

- 신체를 납작하게 만들거나 길게 늘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슈퍼영웅 '씬맨(Thin Man)' 등장. 본명은 브루스 딕슨. 그는 잃어버린 문명으로부터 이 힘을 얻었다. 또한 블랙 위도우도 등장하는데, 그녀는 악당들의 영혼을 거두어 주인인 사탄에게 바친다.

 



[Thin Man]

 

[블랙 위도우 : 러시아에서 온 미녀 나타샤와는 다른 인물이다.]

 

[블랙위도우 나타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http://www.g-novel.com/trackback/111 관련글 쓰기

  1. 와우~

    2009/07/07 08:53 [수정/삭제] [답글]

    부머님은 1930년대에 태어나셨나?ㅋ

댓글을 남겨주세요.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