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엠, 소원은 이루어지는 것인가?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하세요.※
세상을 살면서 사람들은 많은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작고 조촐한 것 부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 까지. 심지어는 욕망과 시기심으로 자신이 증오하는 사람을 죽인다던지, 현실에서 없에버린다던지 하는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노력을 하지 않고도 큰 성과를 얻고자하는 소원은 모두에게나 있습니다. 아무리 소원을 빌어도 이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소원을 빌고 이루어지기를 희망할까요? 단순히 희망적인 내일이나 의지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일까요? 물론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소원을 빈다는 행동 자체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에서 의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소원을 원한다 하더라도, 현실에선 이루어지지 않고, 우리는 다시 실망하고 또 다시 더 큰 소원을 빌게되니까요. 소원은 대체적으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적당한 수준의 소원은 청량제처럼 시원한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지만, 무리한 소원은 우리를 더욱더 좌절시키고 우리를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여기, 그런 입장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칼렛 위치는 두 아들을 잃었다는 현실에 분노하고 좌절하며, 메그니토는 뮤턴트가 차별받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퀵실버(피에트로)는 스칼렛 위치가 죽을 것이라는 현실과 불우한 유아기, 아버지(메그니토)의 고통이라는 현실에, 엑스맨들은 "피지배층 뮤턴트" 라는 현실에 좌절합니다.
각각의 현실은 너무나도 차갑고 힘듭니다. 이런 현실에 대한 소원하는 것과 반응은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메그니토는 뮤턴트가 지배층이 되고 인간이 피지배층이 되는 사회를 소원하며 엑스맨과 초인, 나아가 인류와 대적합니다. 퀵실버는 분노하며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엄청난 행동을 하기로 다짐합니다. 엑스맨은 인간과 뮤턴트가 공존하는 사회를 소원하며 여러 악당과 위협에 대항합니다. 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몸소 실천하지 않고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소망과 소원이 현실에 조금도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금 특별한 아니 매우 특별한 뮤턴트 파워를 가진 스칼렛 위치에게는 조금 다릅니다.
그녀는 현실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성적표를 흔적도 없이 완벽하게 수정할 수 있고, 말 한마디로 한 생명을 현실에서 삭제할 수 있으며, 어제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도 있고 역사를 바꿀 수도 있고 내일을 변형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그대로, 이 세상의 모든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는 뮤턴트입니다. 비록 이 세상의 모든 소원을 다 이루어준다면 엄청난 동력이 필요하겠지만 개인의 소원은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스칼렛 위치에게는 두 아들과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어벤져스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동료인 비전과 사랑에 빠지고, 두 아들을 갖게된 것이죠. 하지만 그 두 아들들은 모두 메피스토의 영혼파편의 일부였습니다. 이 두 아들은 결국 메피스토에게 흡수되고, 이 사건으로 스칼렛 위치는 공황상태에 빠지고 비전과 헤어집니다. 어벤져스 디스어셈블드에서 그녀는 자신이 두 아들들을 가졌었다는 현실에 분노하고, 결국 미쳐버려 동료들 일부를 죽이게 됩니다. 하우스 오브 엠의 초반부에서 나왔듯이 그녀는 자신의 광기 때문에 죽은 비전과 두 아들들을 "만들어" 냅니다. 그녀는 현실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건 "현실"이 아닙니다. "현실"은 남편 비전이 자신의 광기로 죽고, 두 아들들은 메피스토의 영혼의 일부이기에 메피스토에게 흡수된 것이 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소원을 이룰 수 있지만, 그녀가 이루기를 원하는 소원들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있고, 살아야 할 사람이 죽어있으며, 역사에 없던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안되는 것이었죠. 이렇기에 현실에서 우리가 아무리 소원을 빌더라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스칼렛 위치의 현실조작 능력을 갖고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비는 소원은 우리를 더욱더 미치게 만들고 이치를 왜곡하기에 "안 되는 것"이죠.
퀵실버는 스칼렛 위치를 죽이러 영웅들이 올 것이라 확신하고, 스칼렛 위치에게 그녀의 정신에 개입한 자비에 박사의 정신능력과 그녀 특유의 능력을 더하여 엄청난 정신능력을 소유하게 해서 모두의 소원을 이룬 현실을 만들자고 합니다. 하우스 오브 엠에서 스칼렛 위치는 퀵실버의 동조로 인해 뮤턴트가 주류이고, 인간이 피주류인 세상을 만듭니다. 그녀의 현실조작 능력으로요. 뮤턴트들은 그들의 권리를 찾았고, 메그니토의 소원 역시 이루어줍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퀵실버의 말처럼 모두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여러 현실변화를 일으킵니다. 피터파커의 소원이기도 한 그웬 스테이시를 부활시켰고 엠마 프로스트는 사이클롭스와 결혼하였고, 메리 제인은 꿈에 그리던 유명영화배우 생활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그들의 소원을 이 가짜 현실에서 이룬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울버린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황당한 사건을 판별할 방법을 찾습니다. 그는 자비에를 찾기위해 시도하다가 스타크 빌딩에 가게되고, 스타크 빌딩에서 자신을 쫓아온 쉴드요원들과 결투를 벌이던 중에 그는 "클록"을 통해 뮤턴트가 지나치게 주류가 되자 자연적으로 차별당하는 인간을 위해 인간과 뮤턴트의 공존을 위한 단체로 이동됩니다. 그는 거기에서 현실조작으로 살아있는 호크아이를 발견하고, 레일라 밀러라는 소녀도 만나며, 한 때 영웅으로 활약했던 사람들중 이 단체의 멤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그는 레일라가 엄청난 정신능력의 소유자이자 자신처럼 이 사건 전을 기억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녀를 통해 엠마 프로스트를 제정신으로 돌리고 하나 둘 씩 영웅들을 소집합니다. 가짜 현실을 창조한 메그니토와 스칼렛 위치를 죽이기 위해서였죠. 당시만 하더라도 그들은 퀵실버가 아닌 메그니토가 스칼렛 위치를 조종해서 그녀와 자신, 모두의 소원을 이룬 세상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들의 목표는 메그니토와 스칼렛 위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왜 "스칼렛 위치를 죽이고 현실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제노샤로 향하는 쉴드함선에서 키티 프라이드가 정곡을 찌르는 말을 던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옳은 일을 하는게 맞기는 해? 이미 이렇게 된 상태에서 세계를 또다시 원상복귀시키려는게 옳은 일이냐는거야. 폭탄을 해체하는 것과는 다르잖아. 지금 같은 경우엔 폭탄이 이미 터진 상태라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이죠. 주변에서 "그게 무슨 뜻이지?"와 "시도는 해봐야지" 등의 말이 오갑니다. 그러자 제시카 드루(스파이더 우먼)이 이렇게 말합니다. "다들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지 않았나? 난 그랬는데. 모두 그러지 않았어? 그들은 우리가 갈망하던 것들을 주었어. 그런데 왜 아무도 우리가 그것들을 누릴 권리가 충분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거지? 한번이라도 행복을 누릴 권리 말야. 어쩌면 이건 운명의 섭리인지도 몰라. -<중략>- 우리가 뭔데 세상의 순리를 감히 결정하지? 운석이 떨어져 한 종족이 사라지더라도 그건 자연선택의 법칙을 따르는거잖아. 안그래? 키티 말대로 방금 지구에 운석이 떨어진거야. 어쩌면 뮤턴트가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되는게 정해진 운명인지도 모르지."
모두들 자기가 갈망한 것들, 소원을 얻었습니다. 엑스맨들은 평생의 소원이자 염원인 "공존"을 얻었고, 스파이더맨은 결혼 후 안정적이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고, 스칼렛 위치는 행복한 가정생활과 두 아들을 가졌고, 메그니토는 뮤턴트의 권리를 모든 뮤턴트가 갖게만든 장본인이 됩니다. 더군다나 스칼렛 위치가 이루어준 소원은 스칼렛 위치가 현실을 조작했다는 걸 알았던 몰랐던, 자신의 신념 때문에 자식들에게 지옥같은 시간을 경험시켜준, 그들에게 행복한 삶을 영유할 기회를 완전히 파괴해버린 메그니토에게 더 뜻 깊었을겁니다. 이처럼 모두 행복해진 세상에서 그들은 세상을 돌리려 합니다. 아무리 소원이 이상적이고 그것을 매우 갈망하더라도, 소원은 소원으로서 남아야하며, 현실로 승화될 경우 위험해지기 때문이죠. 내용의 절정에서, 스칼렛 위치는 메그니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기회도 주지않고 망쳐버렸어요.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였겠죠. 당신의 오만함 때문에. 우리가 뮤턴트라서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겠죠. 우린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당신은 그걸 원했고, 제가 그걸 이루어드렸잖아요. 그런데 그 결과를 봐보세요. 당신은 원하는 걸 얻어도 그냥 게속 끔찍한 사람일 뿐이었어요." 소원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위험하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원을 모두 이룰 경우 만족하지 못하고 괴물처럼 더 끔찍하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메그니토에 대한 실망감에 의하여, 스칼렛 위치는 "당신은 우리대신에 이걸 선택했고, 우릴 망쳐놨어요." 라는 말과 함께 뮤턴트는 진화가 아닌 괴물이라고 생각하며 "No More Mutant(뮤턴트는 이제 그만)"를 선언하며, 대다수의 뮤턴트의 초능력을 지워버립니다. 스칼렛 위치의 말처럼, 소원이 이루어지면 사람은 괴물처럼 변해갑니다. 그렇기에 영웅들이 스칼렛 위치를 막으려 했던 것이죠.
이처럼 하우스 오브 엠은 기대이상입니다. 마블 유니버스에서 "뮤턴트" 라는 개념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우스 오브 엠"이 얼마나 중요한 이벤트인지, 오죽하면 "마블코믹스의 '무한지구의 위기' 급 중요한 이벤트"라고 불리는지 말하지 않으셔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내용을 알고있다 하셔라도, 이벤트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사서 읽어보시면 정말 후회 안하실겁니다. 각 면마다 케릭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적혀있고, 보기에 불편함이 없는 번역과 재질, 빠른 전개와 적당한 액션신, 그 사이에 적절히 들어간 "위에서 소개한 것등을 주제로 하는 작품성"이 있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처음에 보면 그림체가 그렇게 많이 와닺지는 않으나, 스토리가 재밌다보니 나중에는 끌리게 되는 그림체입니다. 또한 영화 속 장면을 만화 한 컷 한 컷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현실적인 인물구도와 배경묘사가 압권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가짜현실에서 현실세계와는 다른 주인공의 모습들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예전 소서러 수프림 닥터 스트레인지가 심리학자가 된 부분이 정말 와닺더군요. 강렬한 임팩트의 화려한 액션 장면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으며 아쉽게도 타이-인 시리즈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펄스" 부록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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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5 12:42 [수정/삭제] [답글]
하우스 오브 엠을 보면서 정말 궁금했던 사항인데요,
스칼렛 위치의 현실 조작 능력이 죽은 사람까지도 다시 살려내는 것인가요?
피터 같은 경우 벤 삼촌과 그웬과 함께 생활하고 있던데, 이게 정말 현실인지 궁금하더라구요.
2009/10/08 01:09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하우스오브엠의 지구는 매그니토의 딸, 스칼렛위치가 만들어낸 조작된 우주입니다. (Earth-58163) 이것은 다른 평행우주가 아니라 스칼렛위치가 현실(Earth-616)을 상대로 조작한 지구이기 때문에 죽었던 사람들도 다시 살아날수가 있었던것이구요. 결론적으로 죽은 사람을 살려낼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결국 지구 616은 바뀌게 되는것이고, 다른 슈퍼히어로들은 그것을 원치 않기에 원래대로 돌려놓으려 하는것이죠.